2013년 8월 15일 목요일

KT, 이번엔 데이터 로밍도 ’2배 혜택’

KT, 이번엔 데이터 로밍도 ’2배 혜택’KT가 ’2배’ 전략을 전 영역으로 넓혀가고 있다. KT는 8월15일 보도자료를 내고 데이터 로밍, 선불 USIM 충전에도 2배 혜택을 더한다고 밝혔다.
KT가 로밍 서비스에 붙이는 2배 혜택은 ‘데이터 로밍 정액권’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1만원 기준으로 10MB의 데이터를 14일 동안 국가에 관계 없이 쓸 수 있게 해 주는데, 50% 할인된 5천원에 제공된다. 10MB면 적은 양일 수도 있지만, 카카오톡 같은 메시지나 간단한 e메일을 받아보는 용도로는 며칠간 쓰기에 걱정 없는 용량이다. 사실상 한시적으로 요금을 절반으로 내리는 것이지만, KT는 같은 요금으로 2배 데이터를 쓸 수 있다고 말한다.
진짜 2배로 늘어나는 건 선불 유심이다. KT의 선불 유심 서비스인 ‘심플’(SIMple) 서비스는 10월31일까지 1만원을 결제하면 3만원을 충전해주고 유심도 무료로 제공한다. KT 가입자간 통화도 100분을 얹어준다. 2만5천원을 결제하면 5만원의 선불 통화를 충전해주고 KT 이용자간 100분의 통화를 쓸 수 있다. 마찬가지로, 5만원을 결제하면 10만원을 충전해주고 KT이용자간 200분 무료통화가 덧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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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마켓에서 유통되는 앱과 콘텐츠에도 혜택이 더해진다. KT는 지정된 유료앱, e북, 만화, 게임 등을 월 5천원에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올레 앱프리’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이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에게는 교육 콘텐츠인 ‘올레스쿨’이 따라붙는다. 이것도 월 5천원짜리 서비스다.
올레마켓에서 앱, 음악, VOD 등 콘텐츠를 구입할 때 가입자 포인트인 ‘별’을 이용해 일부를 결제 할 수 있는데, KT는 이 한도를 전체 금액의 50%로 다시 늘린다. KT는 “현재 별 포인트 지급률을 2배로 늘린 것과 함께 이용하면 혜택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사실 별 포인트 결제 서비스는 축소됐던 것이 원래대로 돌아온 것이다. 지난해까지 KT가 올레마켓에서 유통하는 모든 콘텐츠, 액세서리 등을 전체 가격의 50%까지 별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던 것을 올해 들어 20%로 줄인 바 있다. 한시적이긴 하지만 음악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몇 달 치를 미리 결제해두는 것도 좋겠다.
KT는 현재 시행중인 데이터 2배와 별 포인트 지급 2배 등의 이른바 ‘2배’ 혜택을 10월31일까지 제공하기로 정해 두고 계속해서 여러가지 혜택을 덧붙이고 있다. KT가 2배 더 주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나선 것은 LTE 어드밴스드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LTE 어드밴스드를 시행하기 위한 900MHz 보조 주파수의 이용 가능성은 여전히 오리무중인데, SK텔레콤와 LG유플러스는 2배 빨라진 150Mbps 속도와 싱글 LTE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방통위의 영업정지 처분까지 더하며 KT는 곤란한 지경에 처했다. 미디어오늘은 “KT가 지난 7월, KT 역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고 그 규모도 140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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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속도를 2배 끌어올릴 때 KT가 할 수 있는 것은 서비스의 양적 증대다. 그렇게 나온 게 ‘2배’ 마케팅이다. 이용자로서는 어리둥절할 정도로 갑자기 혜택을 많이 주기 시작했고 드라마 주인공들이 나와 알기 쉽고 재미있게 혜택을 설명해준다. 마케팅 면에선 잘 했다고 할 만하다.
그럼 이 혜택이 10월 이후에도 이어질까. 아직은 알 수 없다. KT관계자도 “지금으로서는 10월31일까지고, 혜택이 11월 이후에도 제공될지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여러가지 시나리오는 생각하고 있겠지만 2배 혜택이 ‘데이터 무제한’처럼 뿌리 내릴 가능성은 많지 않다. 데이터를 2배로 준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속도를 맨 앞에 둔 타 업체들의 마케팅을 뒤따르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사실상 요금 인하의 성격을 띄고 있다. 장기적으로 지속하면 가입자당 수익률(ARPU)이 떨어질 수 있다.
시한을 10월로 잡은 이유는 주파수 경매의 결과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의 주파수 경매가 8월19일부터 약 2주 가량 시행된다. 9월 중순이면 경매의 결과가 드러나게 된다. KT는 1.8GHz의 추가 주파수를 얻어 광대역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9월 중순 추가 주파수를 받고 설비를 시작하면 10월 말이면 광대역 주파수를 이용한 150Mbps 서비스를 할 수 있다. 그 이후 주파수 2배 혜택은 자연히 사라질 것이다. 만약 주파수 경매가 KT에게 1.8GHz 주파수 할당이 안 되는 쪽으로 흐르게 된다면 KT로서는 LTE 어드밴스드를 준비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상황이 닥치면 2배 혜택은 조금 더 이어질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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